그냥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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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슬퍼서 아름다운 우리들의 이야기...(3)그냥 자유롭게 2023. 1. 15. 07:30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드디어 저격합니다. 안중근은 러시아 병대 뒤쪽에서 이토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주악 소리가 커졌다. 소리가 커지면 총소리가 묻힐 터이므로 유리한 조건이고 러시아 의장대들의 부동자세도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고 안중근은 생각했다. 권총은 상의 안주머니에 들어 있었다. 이토는 더욱 다가왔다. 러시아 군인들 사이로 두 걸음 정도의 틈이 벌어지고 그 사이로 이토가 보였다. 키 큰 러시아인들 틈에 키가 작고 턱수염이 허연 노인이 서 있었다. 저것이 이토로구나…… 저 작고 괴죄죄한 늙은이가…… 저 오종종한 것이…… 안중근은 러시아 군인들 틈새로 조준선을 열었다. 이토의 주변에서 키 큰 러시아인들이 서성거려서 표적은 가려졌다. 러시아인과 일본인들 틈에 섞여서 이토는 이동하고 있었다. 이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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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슬퍼서 아름다운 기록문(2)그냥 자유롭게 2023. 1. 1. 07:20
지난 1편에서 이어집니다. 이토는 순종과 함께 조선 반도를 다니며 민중들의 소요를 다스리려 합니다.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를 정당화하기위한 정치 행위였습니다 이 비슷한 장면들이 우리 주변에서 아주 조금씩 우리 나라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조선 황제와 이토 통감의 남방 순행은 일본 제국의 문명화된 우호 정책을 조선 민중과 세계만방에 이해시키는 전기가 되었고 일본 천황이 보낸 함대의 위용으로 조선 황제를 영접함으로써 강과 약 사이의 친선을 과시한 것으로 통감관방의 보고서는 평가했다. 조선의 양민들은 점차 통감 통치 안으로 순입順入되고 있으나 폭민들의 발호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니 이 같은 시국 속에서 양민에게는 유화宥和로, 폭민에게는 무단武斷으로 대처하는 두 방향이 선명히 떠오르고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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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님의 '하얼빈' ...슬퍼서 아름다운 기록문...그냥 자유롭게 2022. 12. 25. 07:14
김훈 작가님은 올해 안중근 의사님에 대한 이야기, '하얼빈'을 써 주셨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았고 왜 그런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겼을까 하는 의문은 어렸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위인전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남은 그에 대한 책들은 있었지만... 정말 듣고 싶었던 이야기는 수퍼 히어로 같은, 구국의 결단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김훈 작가님은 우리 주변의 안중근이라는 보통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에게 죽임을 당했던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이미 망하고 껍데기만 남은 제국의 황제에 대한 이야기도 남겨주었고 망해버린 제국을 일본에게 계약으로 팔아 넘긴 그 당시 대한제국의 최고 엘리트들의 이야기도 소소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슬퍼서 아름다운 기록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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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님의 " 작별인사" 그리고 "나만 재있어서 미안해..."그냥 자유롭게 2022. 12. 18. 07:53
저는 꽤나 오랫동안 김영하 작가님의 팬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오는 작품들을 읽고 나면 '아...뭔가 새롭다' 라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1996년인가에 처음 읽었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부터 그랬습니다. 일본의 하루키가 상당히 인기가 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일본 사람들 이야기라서 그런지 조금은 이질감을 느끼던 차에 김영하 작가님의 등장은 신선하기도 했고… 글 자체를 읽는 재미도 컸습니다. 이문열 작가님 계파가 한참 비슷한 종류의 글들을 양산해내고 있었을 때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문열 작가님의 사람의 아들 (나중에 많이 고쳐진 수정본 말고 꽤나 거칠었던 79년 민음사판) 을 읽고 받았던 강렬함이 김영하 작가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에서 느껴졌습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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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르...시즌2를 기다리면서...(2)그냥 자유롭게 2022. 12. 12. 12:21
안도르의 시즌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에 안도르는 어머님의 죽음과 함께 반 제국주의 전선에 투신합니다. 저라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스타워즈 서사는 워낙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갤럭시 공화정은 무너지고 황제는 제국을 건설합니다. 영생을 누리는 황제와 그 밑에서 기생하는 제국주의 주구들… 갤럭시의 보통 사람들은 제국의 노예로 살게 되는 삶입니다. 서사의 무대가 결국 무한한 우주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인간사가 칠해지게 되면 우리 주변의 이야기 됩니다. 여기에 무슨 대단한 사상이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삶에서 그저 살아남으려는 본능이 제국주의와의 싸움으로 사람들을 끌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https://chun1340.tistory.com/228 B급 인생들의 스타워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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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영화 '현위의 인생' 그리고 2022년그냥 자유롭게 2022. 11. 25. 07:43
한때 중국의 영화들은 꽤나 볼만했습니다.. 꼭 주윤발과 같은 홍콩 느와르풍이 아니 라도 중국 본토에서 나오는 영화들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영화들 중 대부분은 5세대 감독들이 나이가 들기 전에 만들었던 영화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붉은 수수밭, 인생, 패왕별희 등은 아직도 충분히 뒤져서 찾아 볼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옛날에는 저 영화들을 보겠다고 줄 서서 표도 사고… 어제 있었던 일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 때 영화들은 요즘 중국 영화들 하고는 확실히 결이 달랐습니다. 요즘은 걸어 다니는 사람들보다 날라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고 맷 데이몬은 용을 잡으러 중국까지 오고..그리고 다들 영어를 그렇게 잘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렇게 꼭 보고 싶은 중국 영화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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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인생들의 스타워즈 "로그원" 과 "안도르" - (1)그냥 자유롭게 2022. 11. 13. 10:20
10년 전에 디즈니 플러스가 스타워즈 시리즈를 40억 달러에 인수했다는 사실 자체가 싫었지만 어쩌겠습니까… 당시 루카스에게는 이미 망가진 타임라인에 주인공들까지 다 엉망이 되어 버린 스타워즈 시리즈를 끌고 갈 돈도 아이디어도 다 고갈이 된 상태였다고 보는 것이 맞았을 겁니다. 1977년에 스타워즈 1편이 나왔으니까 45년 동안 이어진 스토리 라인입니다. 광선검과 레이아 공주, 다스 베이다는 저의 저학년 국민학교 시절을 지배했던 세계였습니다. 한참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시리즈물들을 억지로 따라가기는 하지만서도 스타워즈의 주인공들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주인공으로 살다 죽어야 하는 운명들로 다들 길이 정해져 있고 그들 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이들은 아예 미래도 미리 보고 남의 인생도결정 지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