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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더 메뉴, 미친 권력자에게 바치는 시...
    그냥 자유롭게 2023. 2. 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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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메뉴를 봤습니다.

    더 메뉴는 영화적인 재미를 충분히 보여주는 영화이기는 합니다.

     

    섬에 고립되어 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트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욕심에 가득 차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극도로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영화 내내 스크린 가득히 아름다운 구도의 컷들이 이어집니다.

    특히 쉐프의 마지막 메뉴의 영상 표현은 끔찍하면서도

    묘한 화려함이 가득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메뉴...디저트였습니다.

    미쉘린 스타 몇 개정도는 우습게 여길 것 같은 세계적인 명성의 쉐프..

    하지만 그 쉐프가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리는 최후의 만찬...

    자신들의 돈과 권력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살아가는 듯한 한 줌의 상류층…

    마지막 만찬에서도 끝까지 조연조차 안되는 레스토랑의 노동자들….

    콜걸이라는 직업적인 변명으로 목숨을 건지는 여자...

     

    이 영화를 두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모순들과 그 한계들을

    가장 21세기적인 자본주의적 문화의 표현인 파인 다이닝 무대에서

    잔인하게 파헤친 것이라는 평가들을 합니다.

     

    그런데 영화 내내…

    뭔가 계속 마음에 불편함이 쌓여갔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커져만 가는겁니다...

     

    영화가 다 끝나고 이 살인자의 행위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가만히 따져보니…

    왜 불편한지가 약간은 이해되었습니다.

    마치 자본주의의 풍자 등 거대한 뭔가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한 미친 사람의 살인극이었던 겁니다.

     

    노부부는 심지어 단골이었습니다.

    살해를 당할 대상자로 정해진 이유는...

    쉐프의 메뉴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먹어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푸드 컬럼리스트들은

    컬럼리스트로서 쌓아 온 명성들이

    곧 권력이었다는 이유로 죽음의 리스트에 포함되었습니다.

     

    자신의 레스토랑에 투자했던 투자가와 그 동료들은

    결국 자신에게 잔소리를 해왔다는 것이 살해의 이유입니다.

     

    영화배우의 어린 정부가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사립대학을 다닐 때

    학자 융자금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쉐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타일러 라는 인물은

    왜 자신이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슬로윅이라는 파인 다이닝 쉐프가

    가지고 있는 말도 안되는 엄청난 폭력성을 미화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언제 어떻게 죽여야 할지를 결정하고

    자신만의 미학으로 이를 꾸며 갑니다.

    자신만의 변명거리들을 가져다 붙이지만 옹색하고 비겁하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광신도들과 함께 죽어버립니다.      

    슬로윅이 결정한 살해를 당하는 사람들은 그 미친놈한테 죽어야 할 만큼

    아무런 죄를 저지르지도 않았습니다.

    끝에 살아남는 콜걸은 "치즈 버거" 라는 장치를 통해서

    슬로윅이라는 권려자에게 아부합니다. 그리고 살아남습니다.

     

    미친놈이라도 권력이 있으면 사람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세상인 겁니다.

    이해도 안되는 기준으로 사람을 죽입니다.

    살려주는 이유도 말도 안되고 받아들이기도 힘들지만

    역시 자기가 결정합니다.

    뭔가 큰 의미가 있는 듯 하지만

    역겨운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감독이 저의 이 같은 역겨움을 타겟한 것이라면

    이 사람은 성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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