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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 브로커를 보지 않고 닥터 스트레인지 2를 봤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마블 오타쿠"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그냥 자유롭게 2022. 6. 26. 07:50728x90반응형
주말에 영화를 하나 봤습니다.
제가 지난 번에 올린 글도 있고 해서 대충 아이유의 영화 '브로커'를 보는 것으로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결국 저의 마지막 선택은 닥터 스트레인지2 였습니다.
음...솔직히 깊은 고민을 하기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https://chun1340.tistory.com/88?category=1051062
같은 날 미국은 낙태를 불법화 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거의 동시에 우리나라는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이 '노동시간 유연화' 라는 제목을 달고
장관이 발표까지 했는데 대통령 개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내용과 다르다고 대통령이 그건
아니라고 했답니다.
다른 나라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이 일련의 사건들에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낙태의 불법화 법안은 미국내의 모든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법입니다.
노동시간 유연화는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법입니다.
그런데 한 줌도 안되는 인간들이 너무들 쉽게 생각하고 쉽게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기본권에 가까운 이슈들일수록 선거 하나 끝났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사회적인
합의들을 무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 2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몇 시간 동안 팝콘 먹고 콜라 마시면서 잠깐 딴 세계에 있다 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마음과 머리가 더 복잡 해져 버렸습니다.
마블에서는 지난 10년간의 마블 1기 세계관이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나서
멀티 유니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을 2기 세계관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저 같은 늙다리 구식 영화 팬들은 예전의 단순했던 마블 1기 세계관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나 봅니다.
매우 불친절한 영화였습니다.
앞으로도 마블 2기 세계관들의 영화들이 이런 식이면 저는 더 이상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저 한테 요구합니다.
" 너라면 이 정도는 알고 있지? "
" 완다 비전 안 봤음? 그럼 완다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네? 그럼 그거부터 보고 다시 오도록 해 "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refresh가 된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지쳐서 녹초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냥 쉬러 들어갔는데 마블 2기 세계관에 대해서 오타쿠가 되기를 강요 받고 나왔습니다.
마블 1기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편과 나쁜 편이 구분이 되고 좋은 편이 언제나 승리하기 때문입니다. PLOT도 단순합니다.
나오는 주인공들도 다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약간의 트위스트는 받아들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마블의 오타쿠' 가 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저는 내 돈을 내고 "마블의 오타쿠" 가 되라고 강요 받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거부합니다.
이미 극장을 나오는 순간부터 다시 강요 받는 일상의 삶을 지겹도록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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