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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인생 냉면 이야기...
    그냥 자유롭게 2022. 7. 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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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인지는 없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한끼라도 같이 먹으려면

    유명한 맛집 군데에 대해서 아는 척은 해야 대화에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애매하게 배가 고프면 그냥 둘러서 가볍게 말이에 떡볶이를 주문해서 먹던 동네 분식집이

    어느 서울에서 떡볶이 집으로 선정되는 마법 같은 경우들을 실제 경험하고 나서는…

    저는 더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하는 겁니다. 

    결국, 사람 간첩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근처 맛집에 대한 어느 정도 수준의 정보 외우기는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이제 연식이 좀 되다 보니

    로제 떡볶이나 나가는 강남 가로수실 카페의 새로 나온 디저트 메뉴를 가지고 아는 하기에는 그렇고 해서…

    나이대의 남자들이 비슷하게 느끼는 한계 같기는 한데…

    만만한 아는 메뉴가 어느 냉면이 되어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누군가 하고 필동 면옥 냉면을 이야기하게 되었을

    " 맥주잔에 가득히 소주를 따라서 " 마시는 늙은 이북 노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버렸습니다.

    일주일 정도 전에 성시경님의 유투브에서 제가 봤던 바로 내용이었습니다.

     

    솔직이 분의 이야기가 오리지날일지 성시경님의 이야기가 오리지날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나비가 나를 꾸는지 내가 나비를 꾸고 있는지… 

    그저 속으로 " 그려… 당신도 꽤나 급했나 봅니다 " 하고 넘어가는 거죠..

     

    그러다가… 그럼 나한테는 " 인생 냉면 " 경험이 뭐였을까 하고 기억을 뒤져보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이런 저런 모임 속에서 " 을지로의 어디...마포의 어느 식당 " 어쩌구 하면서

    냉면에 대해서는  꽤나 전문가인척을 하면서 살았던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 나의 인생 냉면 " 대해서 이야기하려다 보니.. 기억이 안나는 겁니다.

    꼬박 하루를 머리 속에서 헤매다가 찾은 저의 " 인생 냉면 " 경험은 유명한 집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번 다시 오면 안되는데...

    당시 IMF 시작되었을 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기업의 수입 부문 대리였지만 한테 주어진 가장 업무는

    시중 은행들로부터 수입 신용장 개설 허가들을 실무적으로 받아내는 것이었습니다.

     

    IMF 시절이라 우리나라 은행들이 개설하는 수입 신용장들을 외국의 공급선들이 받아주지도 않았고

    은행들의 신용장 개설 한도도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자금팀과 수입 부서들이 아는 학연, 지연 등을 동원해서 은행들로부터 개설 한도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나면

    다음 아침이 되면 팀을 나눠서 은행들 본점 로비에 가서 대기하다가 신용장 개설을 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습니다.

    눈치껏 상황 봐서 다른 회사들보다 시간이라도 먼저 신용장 개설 신청서를 집어넣고 확인 도장을 받아오면

    날은 정말 세상을 얻은 처럼 기뻤습니다.

     

    그러던 중에 사건이 한번 있었습니다. 엄청 더운 날이었습니다.

    제일 은행 본점에서 대기 순번에 맞춰서 신용장 개설 신청서를 제출 했는데…

    전날 준비한 application에서 공급사 영문 주소 오타가 있었던 겁니다.

    결국은 리젝트를 먹고 신용장 개설 순번은 며칠 뒤로 밀리고…

    사무실에는 비상 상황을 보고하고 온갖 욕을 먹고 나서는 터덜터덜 을지로 제일 은행 본점에서

    사무실로 걸어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빨리 들어가봐야 먹을 일만 있는데.. 뭐 굳이…

     

    그러다 다른 회사에 다니던 학교 선배를 길에서 만났습니다.

    담배 한대 피면서 이제 인생이 앞으로 얼마나 망가질 것인가를 토로하던 중에

    " 따라와라..덥다… " 하면서 저를 데려간 곳이 남대문 시장 안에 있던 냉면 좌판이었습니다.

    남대문 시장은 아직도 저한테는 의미가 큽니다.

    선배는 우뭇가사리로 말은 냉국을 시켰고 저는 그냥 냉면 그릇을 받았습니다.

    돼지 머리고기 접시에 소주 병을 더운 여름날에 같이 나눠 먹었죠…   

    얼마나 시원하고 맛이 있었는지… 이제서야 생각이 나는 겁니다.

    정말 맛있는 최고 냉면맛은 아직도 다시다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 냉면 다시다 " 육수 내고 면발도 그냥 공장에서 뽑은 일반 냉면 면발이었겠지만

    정말 맛있었던 인생의 냉면이었습니다.

     

    선배가 다니던 회사는 끝내 IMF 이겨내지 못했고 날의 제일은행도 이제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아마 내일 누군가를 만나서 아는 척을 해야 한다면 우래옥의 냉면과 필동 면옥을 논하면서 

    육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등을 지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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