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를 굳이 전망해본다면...

지난 3월8일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배럴 당 $128을 기록했습니다. 이후에는 빠른 조정 장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 초반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의 가격이었던 배럴 당 $98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기술적으로도 3월 8일 단기 고점은 기록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3월 8일 단기 고점을 기록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상승요인들과 하락요인들을 간단히 정리 해보는 것이 향후 국제 유가 시장의 방향을 전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990년~2022년 브렌트유 선물 차트

먼저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의 상승 기조를 유지하던 원유 가격의 요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코로나가 마무리(아니면 포기?) 단계에 진입하면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시장에 그만큼 빠르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도 결국은 경제 회복의 빠른 회복의 부작용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주요 원유 생산국들인 OPEC+ 그룹 뿐 아니라 미국의 쉘 오일 물량까지 해서 2020년 이후 원유 증산 추이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의 붕괴에도 원인이 있어 보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생산 주체들의 의도적인 생산량 통제에도 영향이 큽니다.

3) 주요 수요국들의 원유 보유 재고가 2020년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코로나의 장기화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기술적인 단기 상승 요인들을 살펴보면 1) 러시아가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결정적인 단기 상승 요인입니다. 2) 이로 인해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단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쳐지면서 결국 3월8일 배럴 당 $128을 기록했습니다.

OECD 국가들의 원유 보유 재고 월별 변동 차트입니다. 2020년 7월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3월 8일 이후 부각되기 시작한 원유 가격 하락 요인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과연 세계 경제가 코로나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2) 중국, 유럽 등의 코로나 확산 재개

3)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빠른 회복은 실제 꽤나 지연될 수 있다는 점.

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곧 끝날 것에 대한 기대감

5)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 마무리를 통해 이란산 원유의 안정적인 공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이렇게 다섯 가지 정도를 Fundamental 하게 보는 가격 하락 요인들입니다.

 

여기에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하락 요인들을 몇 가지 뽑아보면

1) 단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차익 매도 물량 급증

2) Volatility 의 확대, 시장 증거금 큰 폭 인상 도 최근 하락 장세의 요인들이 되었습니다. 결국 달러 기준 금리도 올 해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므로 volatility 확대와 증거금의 인상은 생각 외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지난 3월8일 고점 형성 할 때 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 원유 가격은 배럴 당 $30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공포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었습니다. 전쟁의 장기전 돌입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원유 가격 $300 시대가 정말 다가온다면 세계 경제는 그야말로 공멸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만큼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나라는 없어 보입니다. 지금은 70년대처럼 아랍권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을 볼모로 헤게모니를 잡고 가던 시기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확실한 리딩을 하는 상황도 아닙니다. 결국 원유 시장은 다양한 생산, 소비의 주체들 간에 적당한 타협점이 만들어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EIA 3월 단기 원유/가솔린 가격 전망

미국의 EIA (에너지성)에서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의 원유 가격 전망을 배럴 당 $80~$100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솔직히 가격의 전망 이라기 보다는 이 정도 가격에서 관리를 해 나가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라고 보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