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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릉... 그 푸른색의 공간...그냥 자유롭게 2022. 3. 27. 10:49728x90반응형
제가 영화를 보는 목적은 그냥 한 2~3시간 현실을 떠나 있는 겁니다. 복잡하고 뭔가 팬시 한 것 같은 영화 분석 이런 건 잘 모르겠고 이 영화감독이 그 전에 무슨 영화를 찍었는지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못 가본 공간, 잊혀진 시간, 수 많은 다른 이들의 이야기들을 누군가가 대신 엮어 주고…읽어주고, 보여주는... 영화, 그 정도면 저의 2시간 정도는 아깝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볼 영화를 정하고 나면 가능한만큼은 눈도 감고 귀도 막고, 남들이 뭐라고 하는 지 잘 안 보려고 합니다. 그냥 저만의 느낌으로만 보고 싶어서죠...게다가 워낙 얇은 귀를 가지고 있어서…
강릉이라는 영화도 저 나름대로는 남의 말 안 듣고 보려 노력은 했지만… 이미 나온 지가 좀 돼서 어쩔 수 없는 노이지들을 좀 안고 볼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러닝 타임 내내 영화에 몰입하면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저 한테 좋은 영화의 조건들은 1) 뭔가 장인이 만들어 놓은 듯한... 노력이 들어가 있는 영상들… 2) 배우들의 진지한 모습, 자세... 3) 따라가면서 이해되는 서사의 구조 4) 잘 어울리는 영화 음악들 정도 입니다...
영화 강릉은 저의 이러한 조건들을 어느 정도는 다 충족을 시켜준 것 같습니다.
강릉이라는 공간 자체가 안고 있는 낮 설음, 그리고 이 영화팀들은 그 낮 설음들을 바짝 말린 것 같은 푸른 색들로 잘 칠해 버렸습니다. 이 영화는 저 한테 그렇게 푸른 색으로 칠해진 몇 장면들을 머리속에 집어 넣어주었습니다. 당분간 푸른 색을 보면 이 영화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조폭 물이다 보니 피 칠갑 장면들도 많지만… 여기서도 선홍색 붉은 피라는 이미지보다는 푸른 색이 많이 들어간 듯한 느낌? 아무튼 영화 강릉은 저에게는 푸른 색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야 뭐 그다지 강하게 확 다가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서사적인 측면은 이 영화의 일반적인 강점은 아닌 듯 합니다만 솔직히 깡패 이야기 들에서 서사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세상이 또 오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보통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는 깡패 이야기들은 아름다우면 안되는 거고 매우 진부하고 지겹고 피곤해야 한다는 그런 강박은 저 한테 좀 남아있는 편입니다.
깡패 이야기들은 강한 뭔가 한 두개 남아있으면 됩니다. 영화 해바라기가 언제 때 영화입니까… 그런데도
"꼭 그랬어야 만 했냐" 는 김래원 님의 불멸의 대사 (저 한테는…) 는 이 영화에 대해서 서사고 뭐고 개연성이구 뭐고 따질 필요 없게 만듭니다.
영화 강릉에는 이런 포인트는 분명 약합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진지함이 이 모든 약점들을 다 묻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주연은 유오성님과 장혁님 이지만 모든 출연 배우들의 진지함이 잘 살아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채영님의 지나치게 돋보이는 미모가 그 롤에 겉돈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채영님의 대사 "아직도 살아있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그나마 반반하니까…" 대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여자배우가 아직도 뻔한 롤로 그냥 소모되어 버리는 영화 판에 대한 느낌이 묻어 있었다 라고 제가 이야기하면 오버 겠죠? 죄송합니다. 오버한 겁니다.
음악,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색감과 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혼자 치고 나갈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장면들과 따로 놀지는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강릉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 그 매력을 잘 담은 영상, 장면들 전 너무 좋았습니다.
많은 베테랑 배우님들의 살아있는 생활 같은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튀지 않고 화면에 잘 맞는 것 같은 음악도 좋았습니다.
이야기는 조폭물이 안고 있는 한계점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저한테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강릉과 푸른 색이 너무 잘 매칭되었던 영화입니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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